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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미스터 노올'을 읽고 '맥스 캘라다'가 되어 아내에게 쓰는 편지

나의 아내 보시오.

샌프란시스코의 날씨는 어떻소? 지금 쯤 맑고 청아한 하늘을 볼 수 있을 텐데,  그 하늘을 혼자 보게 해서 미안하구려. 나같이 세계 이곳 저곳을 다니며 일하는 남편을 만나 당신이 외로운 날들이 많겠소. 미안하구려. 여기 요코하마는 참 아기자기한 도시요. 아마 당신도 함께 왔다면 좋아 했을 텐데, 다음 번엔 꼭 같이 옵시다.

샌프란시스코에서 요코하마까지 오는 배 안에서 참 재미있는 일이 있었지 뭐요. 배 안의 모든 사람들은 내 유쾌한 유머에 다들 매료되었는데, 나와 선실을 같이 쓴 그 영국인은 참 나를 냉소적으로 보더군. 그렇지만 나는 그가 꽤 맘에 들었소. 그는 짙은 갈색 눈의 영국인스러운 모습이었는데, 태도 역시 영국인스럽게 우월주의적이더군. 나는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여러 사람들을 대해봤던 터라 그런 태도에 나는 이제 콧방귀도 안뀌게 되었지 뭐요.

여행이 시작되고 며칠 뒤 저녁이었지. 나와 그 영국인 그리고 미국인 램지와 그의 부인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소. 이 미국인은 곱슬머리에 주근깨가 많이 있고, 이죽거리는 사람이었소. 반면 램지 부인은 얌전하고 아직 소녀 티를 못 벗은 듯한 모습이 였소. 물론, 실제로 소녀는 아니었지만 말이오. 솔직히 이 둘은 별로 어울리지도 않았소. 우리는 일본의 이미테이션 진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소. 당신도 알다시피 내가 이쪽에는 지식이 많잖소? 그런데 이 미국인 램지가 도저히 내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오. 더군다나 내 앞에서 본인 말이 맞다고 하지 않겠소? 그래서 나는 할 수 없이 내가 요코하마에 가는 이유를 밝히고 램지 부인이 하고 있던 목걸이의 가격을 맞췄소. 그 목걸이는 참 값진 목걸이더군. 그런데 이 미국인은 그 목걸이가 싼 이미테이션인 줄 알고 있었지 뭐요. 참 사람은 겉모습을 보고는 알 수 없다더니 램지 부인은 참 검소한 모습이었는데 그렇게 비싸고 값진 목걸이를 하고 있을 줄이야. 더군다나 남편 몰래 말이오. 내 성질 같아선 확 진실을 말하고 싶었지만, 이 작고 걱정 가득한 램지 부인이 안쓰러워 도저히 진실을 말할 수가 없었소. 우리는 이 목걸이 가격을 가지고 백달러 내기를 하고 있었는데, 난 그냥 백달러를 줘버렸소. 그렇다고 누가 자신이 바보로 보이는 것이 괜찮겠소? 그렇지만 아무래도 진실을 알면 이 미국인이 자기 부인을 가만두지 않을 거 같아서 그랬소.

다음날 아침, 내 선실 문 밑으로 작은 봉투가 들어왔소. 열어보니 백달러 짜리 지폐가 들어 있는 게 아니겠소? 아무래도 램지 부인이 미안했던 모양이오. 그 봉투를 보고 나와 함께 선실을 쓰던 영군인도 나에 대해 다시 보는 것 같았소. 이 후 나와 영국인은 많이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요코하마까지 왔소. 우리는 이번 여행을 마치고도 편지로 계속 연락을 주고 받기로 했소. 나는 그가 참 좋았소.

사랑하는 나의 아내여. 이번 일을 마치고 좋은 소식을 들고 당신께 돌아가고 싶구려. 그때까지 기다려 주시오.

당신의 남편 맥스 캘라다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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